커뮤

2146~2150 | 미카엘 바르바샤

주화입마 금치 2021. 1. 31. 23:37

 

song - Elfen Lied OP - Lilium (Piano Transcription + Sheet Music)

 

 

 

**

 

미카엘 바르바샤, 내일도 행복하길

 

**

 

 

 

2146년 (19세)

-방학 동안 집으로 돌아가 아르바이트를 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바쁘게 지냈다.

-베르카 진흙화산군 화산 폭발로 인해, '드론 배달업체 하청'으로 일하는 아버지를 도왔다. 분신과 함께 드론을 날렸기에 드론 조종 실력이 좋아졌다. 뒷골목과 관련해, 복지 정책은 프레세스가 알아서 잘했겠거니 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더보기
악몽 (1)

 

작고 옅은 빛 하나 없는 곳에서. 조금이라도 숨을 내쉬면 그대로 끝이 날 것만 같은, 그 축축하고 소름 끼치던 곳에서. 미카엘은 눈 한 번 깜빡이지 못한 채 입을 틀어막았다.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깨어날 수 없는 곳이 감옥과 다를까. 뚜벅뚜벅, 영화의 한 장면처럼 걸어오는 이를 보았다. 손에는 날붙이가 들려 있었다. 그 끝으로 흐르는 것이 바닥에 떨어지려는 그 찰나.

 

미카엘은 눈을 떴다. 숨을 내쉬고, 안도감을 느끼며 자신의 손에 흥건한 땀을 내려 보았다. 악몽은 언제나 거기까지만 보여주었다. 다른 꿈들은 모두 신기루처럼 깨어나면 흩어졌으나, 이 악몽 하나만큼은 미카엘의 뇌리에 선명하게 박혔다.

 

 

 

2147 (20)

-이능력의 수업에 집중했다. 자신의 이능력을 제법 과신하다가 '한계'를 깨닫게 된다. 단도나 무기를 직접적으로 배우고 이능력과 함께 운용하고자 했다. 방학 동안 기숙사에 남아 근로 알바(복도 청소)를 하였다.

-시위를 통해 <카수스>의 존재를 인지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고, 설사 감시당한다 하더라도 피우스가 되는 것에 지장이 없다며 신경 쓰지 않는다.

-프레세스에 대한 신뢰도 자체는 낮아졌지만, 그것이 곧 반대되는 입장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조금 더 차분하게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더보기

악몽 (2)

 

악몽이 초창부터 끔찍한 '순간'을 보여주지 않았다. 미카엘은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손을 잡았다. 이제는 떠올리기 싫은 어린 모습의 자신이 되어, 가족의 손을 잡고 있었다. 미카엘은 이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다. 악몽은 늘 날붙이에서 흘러내린 것이 지면에 닿으려는 찰나 끝이 났지만. 그럼에도 미카엘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악몽은 악몽이되 현실이었으며 이제는 과거의 것.

 

다시금 눈을 떴을 때. 미카엘은 무뎌졌다고 생각하였음에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혹여 룸메이트가 들을까, 질끈 깨문 잇사이로 피가 새어 나왔다.

 

 

2148 (21

-아일랜드 침수 예측에 조금 걱정하고 있다. 한 면이 바다를 마주 보는 폴란드가 본거주지이기에, 더 많은 돈을 벌어 루마니아 근접지역으로 이사하려고 한다.

-이능력 수업에 몰두하였기에 페널티가 잦아, 자주 잠을 청하였다. 방학이 되기 전까지 확실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끝내고 싶어 하였기에 수업 이외에 친구들과 교류하지 못했다.

-방학 동안 기숙사에 남아 또 근로 알바를 하였다. 이사 관련으로 조급함이 늘어, 다른 알바도 겸하여했다. 티켓의 대리구매나 덧글 알바를 하였다.

더보기

악몽 (3)

 

미카엘은 스스로의 이능력을 완벽히, 그리고 온전히 이해하고 컨트롤 하였다. 이능력과 관련된 페널티가 적은 것 또한 한몫했지만. 그럼에도 미카엘은 어찌 이능력을 이토록 완벽하고, 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꼭. 아니, 필연적으로 악몽을 떠올렸다.

 

선명한 날붙이의 작은 빛 너머, 쓰러진 자신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정정하자면 '진짜' 자신은 아니지만. 적어도 날붙이를 들고 있는 이는 '저것'이 미카엘 바르바샤, 자신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 숨을 쉬었냐는 듯 빛 한 줌 머금지 못한 청록색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괴기함에 속이 뒤틀렸다.

 

 

2149 (22)

-비주민 주민 전향 우대정책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프레세스가 아닌, 비주민에 대해서 말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나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 미카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반드시 붙잡았을 것이므로.

- 이번 방학에는 집으로 돌아갔다.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목적 때문이었다. 의약회사와의 컨택을 통해 임상실험에 참가했다. 이로 인해 상당한 돈을 얻었다. 하지만 루마니아로의 이사비용으로 플러스 마이너스제로가 되었다.

-이사 전, 학교에서는 제법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대부분 손을 댔다. 학교에서 특히나 코인이나 돈이 오가는 현장에는 늘 미카엘 바르바샤의 모습도 함께였다.

더보기

악몽 (4)

 

프레세스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바닥에 가까웠다. 미카엘은 알바용으로 지급받은 회사용 태블릿을 뒤적였다. 비주민을 위한 정책이 겉핥기 식이었음에도,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모두가 입을 모아 '위험하다'라고 말하는 곳에 남으려는 것일까. 정책을 이용한다면 적어도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불법을 저지르며 경제활동을 할 필요가 없는데. 미카엘의 눈에는 정책을 따르지 않은 뒷골목 주민들이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택하는' 것으로 보였다.

 

임상실험 아르바이트 때문에 더 잦은 페널티로 고생해야 했다. 미카엘은 단말기를 뒤적여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찾아보았다. 가장 오랫동안 수면 상태였던 것이 사흘이었는데, 이번에는 자그마치 닷새다. 식은땀이 흘러, 손등으로 턱을 쓸었다. 그래서였나, 미카엘이 중얼거렸다. 날붙이에서 흐르는 것이 지면에 닿고난 뒤, 원래라면 깨어났어야 할 그 순간. 악몽은 다음 장으로 페이지를 넘겨 미카엘을 잡아당겼다. 그렇다고 실험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이사를 가야 했다. 당장 아일랜드처럼 침수 예고를 받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루마니아에 근접한 곳에 위치하는 것이 심적으로 편했다. 이런 악몽 정도는 몇 번이고 꾸어도 괜찮다고.

 

애써 웃었다.

 

 

2150 (23)

- 카수스가 또다시 선전포고를 날렸음에도, 큰 생각이 없다. 다만 연달아 선전포고를 허용하는 프레세스의 대응 탓에 신뢰도가 다시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피우스가 되는 것에 방해가 되지 않기에 관련 주제로 대화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 이사를 하고 난 뒤로, 제법 여유를 찾았다. 돈은 여전히 부족하였으나 그럼에도 당장 생명의 위기를 느낄 수준은 아니었기에 긴박한 상황이 아닌 이상 모든 학우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인다. 18살의 미카엘 바르바샤와 흡사한 분위기이나, 장난치거나 짓궂었던 면모가 다소 줄어들었다.

- 방학을 맞이하여 이사한 집으로 갔다. 이전의 의약회사를 통해 다시 임상실험 알바를 하였다. 많은 돈을 얻었지만, 아버지의 사업이 휘청여 다시 플러스 마이너스제로가 되었다.(*그래서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재력은 ★★☆☆☆이다.)

더보기

악몽 (5)

 

행복이란 무엇인가. 미카엘은 바닥을 향하다 멈춘 자신의 상황을 되새겼다. 위기는 넘겼지만, 악몽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기분이었다. 괜찮아, 조금만 더 견딘다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어. 이제 졸업이니까, 피우스가 된다면 괜찮아질 거야. 미카엘이 자조적으로 말을 읊었다. 당연히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좁은 투룸에는 미카엘 혼자였다.

 

아버지는 사업을 정리하러 떠났고, 이사를 마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집은 적막이 가득했다. 다시 잠을 청하려 누웠으나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했다. 현실 조차 악몽을 향해 나아가는데, 꿈 또한 마찬가지다. 진퇴양난이었다. 침대 옆 스탠드를 켰다. 옅은 빛이 방을 비추고 나서야 조금 안심이 되어서 잠시 눈을 감았다. 잠을 청하려던 것은 포기하였기에 미카엘은 고른 숨을 내쉬며 밤을 지새웠다.